지방 소멸 앞에서, 공급 정책은 두 얼굴을 감출 수 없다

본지 입장 · 지방 입주물량이 줄어도 지방 시장은 살아나지 않고 있습니다. 본지는 정부가 전국 일률적인 공급 조절 대신, 지역별 인구 흐름에 연동한 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합니다.
공급을 줄이면 가격이 오른다는 건 부동산 정책에서 가장 오래된 공식 중 하나다. 그런데 이 공식이 지방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다. 본지는 이 불일치를 정책이 반드시 짚어야 할 신호로 본다.
공급은 줄었는데, 시장은 여전히 가라앉아 있다
2026년 지방 아파트 입주물량은 작년보다 약 2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인 논리라면 공급 감소는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같은 시점,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약 130곳(57%)이 소멸위험 단계로 분류되고 있고, 부산 같은 광역시조차 그 단계에 진입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공급이 줄어도 수요가 그보다 더 빠르게 줄어, 공급 감소의 가격 방어 효과 자체가 무력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 단위 공급 조절이라는 착시
본지가 우려하는 지점은 정확히 여기다. 정부의 공급 정책은 여전히 전국 단위, 혹은 수도권·비수도권이라는 큰 틀의 이분법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방 안에서도 인구가 유지되는 거점 도시와, 소멸위험이 뚜렷한 중소도시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 같은 처방을 쓰면 거점 도시는 공급 부족에, 소멸위험 지역은 수요 부재 속 미분양 누적에 각각 시달리는 두 얼굴의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 지표 | 내용 |
|---|---|
| 2026년 지방 입주물량 증감 | 전년 대비 약 28% 감소 |
| 전국 소멸위험 시군구 | 약 130곳 / 228곳(57%) |
| 특이 사례 | 부산 소멸위험 단계 진입 |
물론 공급 조절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다. 미분양이 심각한 지역에서 공급을 더 줄이는 방향 자체는 여전히 필요한 정책 수단이다. 그러나 그 조절이 '전국 총량'이라는 뭉뚱그려진 지표로만 이뤄진다면, 정작 소멸위험이 뚜렷한 지역의 실질적인 문제 — 일자리, 인구 유출, 생활 인프라 축소 — 는 방치된 채 통계상의 숫자만 관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본지의 촉구
본지는 정부가 지방 부동산 정책을 설계할 때 '공급량' 하나가 아니라, 그 지역의 인구 흐름·소멸위험지수·거점성을 함께 반영하는 지역 맞춤형 접근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 소멸위험 지역에는 주택 공급보다 인구 유입을 위한 산업·인프라 정책이 우선돼야 하고, 거점 도시에는 오히려 공급 부족을 해소할 실질적 유인이 필요하다. 전국을 하나의 숫자로 묶어 관리하는 방식으로는, 지방 부동산이 안고 있는 두 얼굴의 문제 중 어느 쪽도 온전히 풀리지 않는다.
안내 · 이 글은 집뉴스 논설위원실 명의의 사설로, 본지의 공식 입장입니다. 인용된 통계는 공공기관 발표 자료를 바탕으로 하며, 이후 통계는 갱신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