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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갭투자 규제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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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로 안 잡히는 갭투자,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집뉴스 편집위원· 입력 2026.07.01 · 읽기 약 4분
아파트 열쇠와 계약서

한줄 요약 · 다주택자를 겨눈 규제가 강해질수록 서울 갭투자 비중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정책이 겨누는 과녁과 실제 맞는 과녁이 다르다면, 다음엔 무엇을 봐야 할까요. (필자 개인의 견해이며 집뉴스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얼마 전 한 지인이 전세를 낀 매물을 계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매매가와 전세보증금의 차액만 치르면 되니, 생각보다 목돈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요즘 다들 이렇게 산다"는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규제가 세질수록 갭투자가 커지는 이 이상한 그림

다주택자를 겨눈 규제는 해가 갈수록 촘촘해졌다. 그런데 정작 서울의 갭투자 비중은 작년 28.4%에서 올해 39.4%로, 10%포인트 넘게 뛰었다. 전국 평균(22.9%)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오히려 늘어나는 지표라니, 이건 정책이 실패했다는 뜻일까, 아니면 애초에 다른 것을 겨누고 있었다는 뜻일까.

다주택자를 조였더니, '한 채'가 더 뜨거워졌다

내가 보기엔 후자에 가깝다. 다주택자 규제는 여러 채를 분산 보유하는 행위를 억제하는 데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억제된 수요가 사라진 게 아니라, '똘똘한 한 채'로 옮겨간 게 문제다. 사람들은 여러 채를 포기하는 대신 입지 좋은 한 채에 화력을 집중했고, 그 결과 서울 핵심 지역의 매매가 상승 압력은 오히려 세졌다. 그리고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더 빠르게 오르는 흐름(올해 서울 아파트 전셋값 3.79% 상승, 매매가는 0.02%)이 겹치면서, 매매가에서 전세보증금을 뺀 '갭'이 작아졌다. 갭이 작아지면, 적은 돈으로도 집을 살 수 있는 문턱이 낮아진다. 규제가 뜻하지 않게 갭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춰준 셈이다.

과녁을 다시 그려야 할 때

정책 설계자들은 아마 '다주택자 수'라는 지표 하나를 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 지표는 실제로 개선됐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장은 그 지표 하나로 움직이지 않는다.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 전세가율의 변화, 그로 인한 갭투자 문턱까지, 여러 변수가 서로 얽혀 있다. 다주택자라는 과녁만 겨눈 화살은, 정작 갭투자라는 다른 과녁을 맞히지 못했다.

그렇다고 규제를 없애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앞으로의 규제는 '몇 채를 가졌는가'보다 '얼마나 적은 자기자본으로 집을 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더 가까이 다가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갭투자를 줄이려면 갭투자가 유리해지는 조건, 즉 전세가율이 급등하는 그 지점을 함께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다음 대책이 나온다면, 이번엔 제대로 된 과녁을 겨누고 있는지부터 다시 물어야 할 것 같다.

안내 · 이 글은 필자 개인의 시각을 담은 칼럼으로, 집뉴스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 인용된 통계는 실거래 자료를 바탕으로 하며, 본 글은 정보 제공이며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